“바이오 빅데이터·AI지원 환영할 일, 개인정보 유출 철저히 대비해야”

 

(동아사이언스=이정아기자) 2019년 05월 22일 15:55

정부가 22일 충북 오송에서 비메모리반도체와 미래형자동차와 함께 바이오헬스 사업을 육성시키겠다는 내용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빅데이터와 신약R&D에 연 4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와 ‘데이터 중심병원’, ‘신약 후보물질 빅데이터’, ‘바이오특허 빅데이터’, ‘공공기관 빅데이터’ 등 5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유전체와 건강상태, 진료 정보 등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신약이나 의료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학계와 병원 연구기관, 기업에서는 정부의 이번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이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역시 정부 주도 하에 감시와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국가 주도 하에 지금보다 빅데이터 수집 수월해질 듯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에서 AI 기반으로 심혈관질환을 진단, 예측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권지훈 교수는 “특히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와 데이터 중심병원 계획이 가장 기대된다”며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은 결과물이 다른 것에 비해 비교적 빨리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계획이 잘 운영되려면 현재 한계에 부딪힌 ‘개인 데이터 수집’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우리를 비롯해 국내 수많은 전문가들이 의료용 AI를 연구 개발하고 있지만, 병원 등 개별 기관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또 수많은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것들을 어떻게 공동으로 관리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인지가 항상 학계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나서 연구기관들의 데이터와 원 기술들을 보호, 관리하고 연구자들에게 효과적인 보상을 줄 수 있다면 연구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빅데이터를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는 서울대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의 정승환 본부장은 “그간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환자 개별 맞춤 치료 분야가 매우 약했다”며 “정부의 이번 발표를 통해 정체돼 있던 신약 개발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그는 “이외에도 현재 연구단은 임상 정보와 생체시료에서 측정되는 정보 간 상호관계를 연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그간 소규모로 구축되던 사업이 국가 단위로 확장된다면 ‘한국인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 방법’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본부장은 “또 생명공학 분야에 빅데이터나 AI 등 IT 기술이 접목되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적인 연구 과제가 기획되고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AI 사회 앞두고 개인 정보 유출 우려

국내 의료 AI기업 DDH의 김한석 부대표는 “정부가 바이오의약업계에 대해 훌륭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반기면서도 “하지만 이런 계획들이 효율적으로 실행되려면 산업계나 병원에서 실제 일하는 전문가들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의료용 AI를 개발해 상용화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인허가 문제”라며 “지금보다 AI에 대한 인허가 문턱을 낮춰 일단 AI가 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에 나온 의료용 AI가 의사와 소위 ‘경쟁’ 관계가 된다면, AI도 지금보다 훨씬 오류를 줄이고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도록 발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점으로 ‘개인 정보 유출’을 꼽았다.

권 교수는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와 관련해서는 사회적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것 또한 정부 주도 하에 어디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할 것이고, 어디까지 개방할 것인지 등 기준을 정해서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 정보를 불법적으로 활용하거나 특정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 부대표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등 공정한 기관에서 환자의 의료정보에 대해 주관하고 감시하는 보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규제가 데이터비즈니스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환자의 편의와 권익을 지키면서도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좋은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8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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