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인하에 뒤숭숭한 제약社, 해외로 눈 돌린다

[2014 한국 산업 전망] [3] 바이오·제약

-美 진출로 국내시장 한계 만회
식도염치료제 출시한 한미약품… 해외 매출 1억달러 예상
LG생명과학의 인성장호르몬… 미국 수출 위해 절차 밟는 중

-세계시장 30% 차지할 국가 공략
보령제약, 고혈압 신약으로 중남미·러시아와 1억달러 계약

올해 국내 제약업체들의 키워드는 ‘해외 진출’이다. 국내 제약시장은 정부의 불법 영업 규제 강화와 지속적인 약가(藥價) 인하 정책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런 국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수출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저가 구매 인센티브로 내수 타격

올해 국내 제약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 시행이다.

병원과 약국이 의약품을 건강보험에 규정된 가격보다 싸게 구매하면 그 차익의 70%를 인센티브로 받는 제도다. 약을 싸게 살수록 병원이나 약국이 받는 인센티브가 많아지므로 ‘저가 구매 인센티브 제도’라고도 한다.

정부는 올 2월부터 시장형 실거래가제를 실시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시행되면 업체에 따라 최대 2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요 제약사 2014년 매출 예상.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30개 제약사(외자사 6개) 가운데 시장형 실거래가로 인한 매출 손실이 100억~200억원이라고 답한 곳이 10개사로 가장 많았다. 200억원 이상 손실을 점친 회사도 5개사나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발표한 ‘2014년 제약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제약시장은 5% 안팎의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상위 제약사, 미국 시장 진출 잇따라

제약회사들은 해외 수출로 새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동아에스티(옛 동아제약 전문의약품 부문)가 개발한 수퍼박테리아용 항생제 신약 ‘테디졸리드’가 올 중반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2004년 대웅제약의 항생제 ‘팩티브’가 FDA 승인을 받은 뒤 국내사로서는 두 번째 성과다. 화이자의 자이복스가 같은 효능으로 한 해 1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이복스는 하루에 두 번 열흘씩 복용해야 하지만 테디졸리드는 하루 한 번에 6일이면 된다”며 “출시 초기에 자이복스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국산 개량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올해 해외 매출이 1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에서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와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의 마지막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1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는 ‘인성장호르몬(SR-hGH)’을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 FDA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유한양행은 선진국 시장에 의약품 원료를 판매해 1억달러 수출고를 올렸다. 올해는 1200억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제약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동아에스티·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대웅제약·종근당·LG생명과학 등 상위 제약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11.6%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했다.

상위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2011년 13.8%에서 지난해 15.9%로 늘었다. 2015년에는 22.0%에 이를 전망이다.

◇신흥 제약시장도 공략 대상

신흥 시장도 우리 제약업체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다. 제약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엠에스 헬스(IMS Health)는 2016년 전 세계 제약시장이 1400조원 규모에 이르고, 그중 30%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신흥 제약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 아벤티스를 통해 신흥 제약시장 80개국에 당뇨치료 신약 ‘제미글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부터 3~4년에 걸쳐 기술 이전 금액이 1억2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고혈압 신약 ‘카나브’로 중남미와 러시아에서 1억달러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중국 제약사와도 8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입력 : 2014.01.06 03:06

조선일보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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