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서울대 藥大… 논문은 세계 넘버원

[교수 45명 미니 단과대… 1인당 논문 수 1위·인용 횟수 3위]

세계 최고 권위 엘스비어社 “평가 대상 세계 51개 藥大 중

모든 부분서 세계 수준 기록한 유일한 대학으로 평가 받아”

美 암학회 ‘젊은 의학자상’… 최근 11년간 10차례 배출하기도

서울대 약학대학이 과학·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출판사인 네덜란드 엘스비어사(社)의 우수 학술 논문 분석에서 교수 1인당 논문 편수 1위, 교수 1인당 논문 인용 횟수 3위 등 상위권을 휩쓸었다. 서울대 약대의 연구 능력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사실은 정평이 나 있었지만 구체적 수치로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21일 엘스비어사의 2007~2011년 스코퍼스(scopus·우수 학술 논문 인용 지수) 등재 출판 논문 분석 결과 5년 동안 서울대 약대 교수 1명이 스코퍼스 등재 저널에 논문 32.1편을 실어 교수 1인당 논문 편수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약대는 교수 1인당 논문 인용 횟수도 302회로 3위에 올랐고, 논문의 질과 양을 동시에 고려하는 지표인 ‘H-index’에서도 6위를 기록했다.

세계 약학대학 평가에서 교수 1인당 논문 게재 편수 1위를 한 서울대 약대 교수와 학생들이 교내 실험실에서 연구 장비를 들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동찬·서영준 교수, 이봉진 학장, 오우택·이호영 교수
 세계 약학대학 평가에서 교수 1인당 논문 게재 편수 1위를 한 서울대 약대 교수와 학생들이 교내 실험실에서 연구 장비를 들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오동찬·서영준 교수, 이봉진 학장, 오우택·이호영 교수. /이명원 기자
엘스비어사는 “서울대 약대 교수진의 연구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전 세계 평가 대상 51개 주요 약학 대학 중 모든 부문에서 세계 수준을 기록한 유일한 대학”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구 출판물의 양, 질, 영향력 등 모든 분야에서 우수하며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전체 교수 45명으로 서울대 안에서도 아주 작은 규모인 약대는 군소 단과대로 잊혀 갈 위기를 ‘연구’를 통해 극복해왔다. 세계 유명대 출신 교수를 영입했고, 연구 성과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던 1990년대 초부터 ‘SCI(과학기술 논문 색인 지수)급 논문’ 게재를 박사과정 졸업 요건으로 정했다. 서울대 약대생들은 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SCI급 논문을 최소 2편 써야 했다.

엘스비어가 평가한 세계 약학대학 순위표
서울대는 “약대의 세계적 성과는 오랜 노력 끝에 갖춘 유능한 연구진 덕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2년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고 ‘서울대 창의 선도 연구자’에 선정된 김성훈 교수는 “21세기 한국의 비전은 지식 산업 중심이며 제약 산업이 선두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약 개발에 몰두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20년 전 3000만원을 개인 대출받아 연구해야 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연구 하나를 ‘마스터피스(걸작)’로 생각했다”면서 “규모가 큰 단과대는 한 명이 못해도 묻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한 명만 열심히 안 하면 전체에 누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 리뷰’에 한국인 최초로 논문을 실었던 서영준 교수 연구팀은 2001~2011년 11년간 미국 암학회가 선정하는 ‘젊은 의학자상’ 수상자를 한 해만 빼고 10번 배출했다. 서 교수는 “17년 전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할 때 열악한 환경에서 학생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대학원생이 없어 학부 학생을 데리고 논문을 쓰느라 외국 대학에 뒤지기 일쑤였지만 열정과 실력이 있는 학생들과 고민하며 한국 약학을 키워 왔다”고 했다. 오동찬 교수는 작년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의 연구비 지원 프로그램인 ‘국제 젊은 과학자’에 선정돼 5년간 연구비 약 80만달러(약 9억원)를 받게 됐다.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종신교수를 뿌리치고 서울대 약대 교수에 부임한 이호영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 대상 연구자로 선정돼 미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약대가 명성을 키워가면서 세계적 수준의 외국인 학생도 배출됐다. 작년 계명대 약대 교수로 임용된 방글라데시 출신 조이뎁 쿤두 교수는 2002년 서울대에 와 박사과정 기간인 2005년과 2006년 미국암학회의 젊은 의학자상을 2년 연속 받았다. 쿤두 교수는 “세계적 수준의 논문을 생산해낸 최고(excellent) 수준의 대학에서 공부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양승식 기자, 최희명 기자

입력 : 2013.08.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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