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서울대학교 박승범 교수)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인 표적단백질 규명과정을 손쉽게 함으로써 신약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도출하여 선도물질화 하였다.
○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하나인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단장김성훈교수) 및 바이오·의료개술개발사업 (재)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단장 이도헌)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4월 4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Target Identification of Small-molecule Glucose Uptake Enhancers from Phenotypic Screening and Efficient
Optimization of Their Efficacy via Rational Approach
□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약효를 가지는 생리활성분자의 세포 내 표적단백질을 규명하는 방법을 개발해 왔다. 약물에 의해 조절 되는 여러 가지 변화를 관찰한 후, 그 변화를 유도하는 약물의 표적단백질을 추적하는 시스템(FITGE)을 구축하였다. 기존의 방법으로 실패했던 단백질 동정(identification)을 성공해냄으로써 그 우수성을 증명하여 지난 2012년에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표지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연구결과는 201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었다.
○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를 통해 구축된 표적단백질 추적 시스템 (FITGE)를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질적인 연구에 적용함으로서 신약개발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세포상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증가시키는 저분자 물질이 퍼옥시좀 증식자 활성화 수용체 감마(PPAR gamma, 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gamma)에 작용하여 지방 세포 내 포도당 흡수를 촉진시킨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PPAR gamma 단백질 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화학적으로 변형하여,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rosiglitazone에 비해 약 50배 이상 생리 활성이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 연구팀은 “기존 신약 개발에서는 특정 약효를 보이는 저분자 물질을 세포나 생명체에서 찾아낸 다음에 신약 후보로서 개발해 나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물질의 활성을 나타내는 작용기전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신약개발의 제한점을 표적단백질 추적 시스템(FITGE)의 효과적 적용을 통해서 극복함으로서 신약개발의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었다”라며 “국내에서 유래한 독창적 융합전략을 통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의를 밝혔다.
첨부 1. 연구결과 개요
2. 그림설명
3. 용어설명
4. 연구자 이력사항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생명 과학 및 의약학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수많은 질병이 존재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연구 기관과 제약 회사가 막대한 비용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나 개발 과정에서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신약 후보물질들이 임상시험단계를 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신약 개발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새로운 구조의 독창적 신약(First-in-class)의 부재에 기인한다. 현재 신약 개발의 주된 흐름은 기존 약물의 구조적 변형을 통한 접근법으로 독창적인 중심 골격을 가진 후보물질의 발굴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으며,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First-in-class 신약을 개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활성 물질의 표적 단백질을 규명하는 것은 추가적인 작용 기작 연구, 부작용의 주요 원인이 되는 탈표적효과(off-target effect) 규명 및 약물 효능 개선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본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 후보 물질 발굴을 목적으로 진행하였으며, 먼저 세포 내로 포도당 흡수를 촉진 시키는 물질을 찾은 후 그 물질의 표적 단백질을 밝혀내어 추가적인 활성도 개선을 모색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밝혀낸 표적 단백질은 퍼옥시좀 증식자 활성화 수용체 감마(PPAR gamma)로 지방 및 당 대사에 밀접하게 관련 있는 핵 호르몬 수용체이다. 따라서 PPAR gamma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선도 물질을 확보하여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은 박승범 교수 연구팀에서 보유하고 있는 표적 단백질 동정 기술인 ‘FITGE’를 사용하여 신약 개발 단계에 전략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신약 개발 연구에서는 약물 처리 후에 세포 또는 생명체의 특정 표현형 변화를 관찰하는 ‘표현형 기반 생리활성 탐색(Phenotype based screening)’ 방법과 약물의 효능 개선에 사용되는 연구 방법인 ‘합리적 의약 설계(Rational drug design)’ 방법이 병행되어 왔으나 두 기술의 연계가 부족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박 교수팀이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는 ‘FITGE’ 기술을 사용하여 표현형 기반 생리활성 탐색으로부터 도출된 물질의 작용 기전을 밝힘으로써 단백질의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추가적인 ‘합리적 의약 설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2. 연구내용
박 교수팀에서는 자체 개발·보유하고 있는 ‘포도당 형광 유사체’를 이용하여 저분자 물질 화합물들이 근육 세포나 지방세포에서 포도당 흡수를 촉진시키는 현상을 관측하였다. 여기에 표적 단백질 동정 기술인 ‘FITGE’를 적용하여 포도당 흡수를 촉진 시키는 원인 단백질이 PPAR gamma 임을 밝혀낼 수 있었다.
먼저 지방 세포에서 포도당 흡수를 촉진시키는 저분자 화합물에 광반응성 물질을 결합시킨 후 세포 내에서 빛을 쪼여 표적단백질과 직접 결합하도록 만들고, 결합한 생리활성 물질은 형광 물질로 표지되도록 하였다. 실험군과 경쟁적 저해제를 처리한 대조군에 각각 다른 형광 물질을 표지하고 같은 젤 상에서 두 차이를 분석하여 표적 단백질 동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단백질 질량 분석을 통하여 지방세포에서 포도당 흡수를 촉진 시키는 활성 물질이 PPAR gamma와 결합하고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은 PPAR gamma가 지방세포나 근육세포에서 지방이나 당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에 착안하여 새롭게 발굴한 활성 물질 또한 PPAR gamma에 작용하여 포도당 흡수를 촉진 했다는 가정하게 추가 연구를 진행하였다.
PPAR gamma에 초점을 맞춘 정밀 연구 결과, 안타깝게도 최초 발굴한 물질은 PPAR gamma 단백질과의 결합도나 활성 정도가 기존 PPAR gamma 대상의 약물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따라서 연구팀은 의약 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효능을 개선하였다. PPAR gamma 단백질의 활성 자리 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자리에 좀 더 잘 들어맞도록 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형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초 발굴한 물질의 효능이 4000배 개선된 물질을 개발하였다. 새롭게 개발된 선도 물질은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rosiglitazone에 비해서도 약 50배 이상 생리 활성이 향상되었다. 이번 연구는 표적 단백질 동정 기술인 ‘FITGE’의 성공 사례로서 PPAR gamma의 새로운 리간드를 효율적으로 찾아내어 당뇨병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3. 기대효과
□ 생리 활성 분자 라이브러리 구축, 표현형 기반 생리 활성 탐색, 형광 분자 합성, 표적 단백질 동정, 의약 화학적 효능 개선 등의 다양한 연구 분야가 연계된 통합 연구의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보다 활발하고 생산적인 다학제 간 연계를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번 연구는 표현형 기반 생리 활성 탐색을 통하여 발굴된 유효 화합물이 표적 단백질의 중점적인 연구를 통한 활성 개선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서 유용한 약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가 제시하는 플랫폼을 신약 개발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의약 개발을 기대할 수 있다.
□ PPAR gamma에 작용하는 당뇨병에 대한 기존 치료제인 로지글리타존(rosiglitazone)은 울혈성 심부전, 부종, 비만 등의 부작용을 나타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선도 물질을 이용하여 PPAR gamma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골격의 리간드를 제시함으로써 부작용 없는 당뇨병 치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