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사=김윤미기자) 승인 2019.09.24 06:00
최초의 GLP-1 경구 제제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노보노디스크의 ‘라이벨서스(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정제)’가 마침내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라이벨서스’는 주사제를 꺼리는 대다수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 새로운 경구 치료옵션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여타 경구제 대비 높은 약가와 위장관 부작용 위험으로 경구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과 병용한 ‘라이벨서스’ 사용을 허가했다.
‘라이벨서스’는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5억6,2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등극을 확실시 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의 경구제 버전이다.
‘라이벨서스’는 PIONEER 임상 프로그램을 통해 DPP-4억제제인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SGLT-2억제제인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 그리고 같은 기전의 GLP-1 주사제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을 진행해 우월한 당화혈색소(HbA1c) 강하 효과 및 개선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여기에 더해 ‘라이벨서스’는 기존 GLP-1 제제 혹은 SGLT-2억제제 마찬가지로 심혈관 임상(CVOT)을 통해 심혈관 혜택 및 안전성을 입증하고 관련 자료를 규제기관에 제출했다. 미국 FDA는 내년 초 ‘라이벨서스’의 심혈관 적응증 확대 여부를 판가름할 예정이다.
‘라이벨서스’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 총 3,183명을 대상으로 한 PIONEER 6 연구에서 위약 대비 심혈관 사망 위험을 51%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률에 있어서는 비열등성을 보이며,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모든 원인으로부터의 사망은 라이벨서스 투여군에 1.4%, 위약군이 2.8%로 나타나, ‘라이벨서스’가 위약 대비 사망 위험을 49% 감소시켰다.
하지만 ‘라이벨서스’의 이같은 독보적인 효능에도 불구하고 경구제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비싼 약가와 위장관 부작용이 그 대표적인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GLP-1 제제의 단점 중 하나로 비싼 약가를 꼽고 있다. 가장 나중에 개발된 치료제인 만큼 여타 치료제 특히, 경구제와 비교한다면 경쟁력이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위장관 부작용인데, 기존 GLP-1 제제와 마찬가지로 ‘라이벨서스’ 역시 치료 환자의 상당 비율에서 ‘구역’과 같은 위장관 부작용들이 보고됐다. 특히, SGLT-2억제제인 ‘자디앙’과 직접 비교한 임상 PIONEER 2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라이벨서스’ 치료군에서 경증-중등도 구역을 보고한 환자의 비율이 20%로 나타났다.
또 치료관련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이 ‘라이벨서스’ 치료군에서 11%, ‘자디앙’ 치료군에서 4%로 나타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국내 당뇨병 전문가들 역시 ‘라이벨서스’의 도입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구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SGLT-2억제제와 비교해 약가, 부작용, 내약성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차봉수 학술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현재 국내에서는 SGLT-2억제제의 보험 적용 한계로 그 유용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보험 급여가 (지금보다) 확대되면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의 입지가 그리 클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사제(오젬픽)는 국내에서도 쓰임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용량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비만 효과에 대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기존의 경쟁약들과 경쟁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노보노디스크 제약은 “오젬픽과 라이벨서스 두 치료제 모두 국내 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답변했다.
원문: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2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