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유림 기자) 기사입력 : 2018년10월02일 16:02
지난 9월 한달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상장 제약회사들에 국내 임상 승인을 내준 품목 중 개량신약이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월(8월)대비 신약 파이프라인이 눈에 띄게 늘었고, 비상장 국내 바이오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일 뉴스핌이 식약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승인된 임상 시험 중 국내 상장 제약기업 및 자회사의 품목은 19개였다. 이 중 5개가 신약파이프라인으로, 8월(1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우선 GC녹십자는 바이오 신약 ‘GC1102’의 B형 간염 치료 적응증에 대한 임상 2a상 승인을 추가로 받았다. 앞서 GC녹십자는 2015년부터 B형 간염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간이식 환자에 대한 ‘GC1102’의 임상을 진행해왔으며,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HM15136’이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HM15136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이며, 미국FDA와 유럽 EM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제넥신은 유전자재조합 인체 인터루킨7 하이에프씨 치료제 ‘GX-I7’와 화학적 항암요법제인 ‘CPA(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Cyclophosphamide)’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 1b, 2a상에 돌입한다. 이번 임상은 서울대병원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CT-G11’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으며, 처음으로 합성신약물질 개발에 돌입한다. 셀트리온 측은 심혈관계 관련 희귀병 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적응증은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이 떨어진 CJ헬스케어의 ‘CJ-30074’, 대원제약 ‘DW2701’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의 특허 회피를 위한 염변경 제네릭이다. 당뇨약 포시가의 특허 만료일은 2028년 3월까지이며, CJ뿐만아니라 제일약품,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이 제네릭 진입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염변경 약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녹내장 치료 복합개량신약 ‘CKD-351’의 임상 3상에 본격 착수한다. CKD-351은 잘라탄(화이자)의 주성분 ‘라타노프로스트’와 트루솝(MSD)의 주성분 ‘도르졸라미드’를 결합한 점안제다. 현재 녹내장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단일제가 장악하고 있다. 복합제인 CKD-351가 시판에 성공하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휴젤은 과민성 방광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보툴리눔독소제제 보툴렉스의 임상 1상 시험 신청이 통과됐다. 현재 보툴렉스는 눈썹주름근과 미간 주름, 근육경직, 양성 본태성 눈꺼풀경련,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 등 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미약품 HIP1601(소화성궤양) 임상 3상, 일양약품 IY-HCR17(비뇨생식기) 1상, 동구바이오제약 DKB15003(순환기) 3상, CJ헬스케어 CJ-30075(당뇨)와 CJ-30060(고혈압·고지혈증) 임상 1상, 보령제약 BR9001(면역억제제) 1상, 국제약품 KSR-001(안구건조증) 1상, 경동제약 테네리틴정20밀리그램(당뇨) 1상 등이 식약처로부터 개량신약 또는 제네릭 개발을 위한 승인을 받았다.
◆ 상장사 자회사 및 비상장 바이오 벤처 ‘임상 봇물’
특히 지난달에는 비상장 국내 제약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는 개발 중인 항암신약 ‘백토서팁(TEW-7197)’과 글로벌 제약사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 1b, 2a상 승인을 받았다. 2차 이상의 다른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위암 및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자회사 코스맥스바이오는 알리맥스연질캡슐24mg(알리트레티노인)의 임상 1상에 돌입한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내년 특허가 만료될 예정인 만성손습진 치료제 알리톡의 제네릭이다. 알리트레티노인 성분은 민감도에 따라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통과가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품화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유틸렉스는 바이오신약 면역항암제 ‘앱티앤티셀’의 1/2상에 들어간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았던 NK/T 림프종 환자(말기암)를 대상으로,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된다. 유틸렉스는 내년 1분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바이오 벤처 메디포럼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PM012’의 임상 2b상, 3상 승인을 받았다. 회사 측은 “이번 달 안에 K-OTC를 신청하고,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PM012는 숙지황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합성신약보다 부작용의 위험이 적어 환자 가족들의 임상 시험 참여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메디포럼은 서울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일산병원에서 총 1076명(2b상 456명, 3상 6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