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성간기자) 입력 2018.07.24. 09:47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도 자가면역질환일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으로 류머티스성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소아)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이에 속한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 대학(FAU)의 베아테 빈너 줄기세포 생물학 교수는 면역세포가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를 공격해 파킨슨병이 발생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
면역세포의 일종인 ‘헬퍼 T세포-17′(Th-17)이 도파민 생산 신경세포를 공격해 죽인다는 사실을 줄기세포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빈너 교수는 밝혔다.
도파민은 운동(motor), 행동, 보상, 즐거움, 학습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파킨슨병은 이를 생산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발생한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이 없다.
빈너 교수는 먼저 파킨슨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유전자 주입을 통해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유도만능 줄기세포(iPS)로 환원시켰다.
이어 이 줄기세포를 배양, 도파민을 만드는 중뇌(mid brain)의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
그다음 이 도파민 생산 신경세포를 같은 파킨슨병 환자와 정상인으로부터 채취한 Th-17 면역세포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파킨슨병 환자의 도파민 생산 세포는 Th-17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아 거의 대부분 죽었다. 그러나 정상인의 도파민 생산 세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빈너 교수는 자가면역질환인 건선 치료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항체를 면역세포에 노출된 도파민 생산 세포에 투여해 봤다.
그러자 도파민 생산 세포는 대부분 죽음을 면했다.
이는 파킨슨병이 면역체계가 도파민 생산 신경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빈너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앞서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서 보통 사람보다 많은 Th-17 면역세포가 발견되고 류머티스성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서도 같은 면역세포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연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