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김민수기자) 입력 : 2018.07.20 03:00
DNA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기본 물질이다. DNA에 염기(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민, 순서대로 A·G·C·T)의 배열로 보관돼 있는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해 주는 매개체 역할은 ‘전령RNA’가 맡는다. 전령RNA는 모든 생명 활동에 핵심적인 물질이다.
생명 활동에 중요한 전령RNA를 보호하는 건 ‘긴 아데닌 꼬리’로 불리는 꼬리 부분이다. 이는 전령RNA 뒤쪽 꼬리에 존재하는 염기서열로, 전령RNA를 보호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학설은 긴 아데닌 꼬리가 순수하게 아데닌만으로 구성된다고 봤다.
김빛내리(사진)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은 전령RNA의 분해를 막는 ‘혼합 꼬리’를 새롭게 발견해 전령RNA의 생애와 유전자 조절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결과는 19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령RNA의 긴 아데닌 꼬리 부위에 아데닌 이외의 염기가 혼합된 ‘혼합 꼬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 혼합 꼬리가 전령RNA의 분해를 막아 보호함으로써 유전자의 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대용량염기분석법인 ‘꼬리서열분석법’을 적용해 전령RNA 말단에 아데닌 외의 다른 염기가 추가돼 혼합 꼬리가 만들어지는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때 ‘TENT4’라는 단백질이 아데닌꼬리 말단에 혼합 꼬리를 추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혼합 꼬리는 잘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전령RNA를 보호하고 RNA의 수명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번 연구로 전령RNA를 보호하는 혼합 꼬리의 생성 과정과 기능이 새롭게 규명됐다. 혼합 꼬리에 의한 RNA 보호 메커니즘 연구는 RNA를 이용하는 유전자 치료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빛내리 IBS 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RNA 혼합 꼬리의 기능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며 “RNA 꼬리가 유전자 조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는 RNA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 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원문: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9/20180719019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