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사이언스=한세희기자) 2018년 07월 11일 12:25
면역세포는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우리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암에 걸리면 면역세포도 도리어 암 전이를 촉진한다.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암 전이를 돕는 과정이 밝혀졌다. 암 세포와 면역세포, 섬유모세포가 서로 ‘대화’하며 암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 다런 윌리암스 교수와 정다운 연구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와 면역세포, 섬유모세포 사이 신호 교환에 의한 암 전이 촉진 과정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암 세포는 주변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암 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도 암 조직 주변 종양 미세환경에서는 도리어 암 성장과 전이를 돕는다. 암세포가 주변 세포와 대화하듯 신호를 주고 받는 과정은 암의 성장 및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아직 연구가 미비한 실정이다.
암세포, 대식세포, 섬유모세포 사이의 신호교환에 의한 암전이 촉진 과정 암세포 주변에 존재하는 섬유모세포(CAF)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IL-1α에 의해 활성화되어, 수용성 인자들의 분비가 촉진됨. 그 중, 인터루킨-6와 GM-CSF는 단핵구가 대식세포로 분화되도록 유도하고, M2형 대식세포로 활성화시킴. M2형 대식세포는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함. – 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암세포, 섬유모세포, 대식세포 사이의 신호 교환을 연구했다. 암세포에 의해 섬유모세포에서 분비되는 특정 신호물질이 급증하고, 그 중 인터루킨-6과 과립구 대식세포-콜로니 자극인자(GM-CSF)가 협동적으로 종양 촉진성 대식세포를 증가시킨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세포 사이 신호교환을 차단해 암 전이를 억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암에 걸린 생쥐모델에 인터루킨-6와 GM-CSF의 항체를 투여하자 종양 촉진성 대식세포 수가 현저히 줄고 암의 성장과 전이도 감소했다.
정다운 연구교수는 “암세포, 섬유모세포, 면역세포의 핵심 신호 교환 인자를 규명하여, 암 전이 억제 전략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다런 윌리엄스 교수는 “향후 항암 치료는 암세포 뿐 아니라 종양 촉진성 대식세포 억제가 중요할 것이다. 대식세포가 종양 촉진성 표현형으로 변화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종양 미세환경의 섬유모세포를 제어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GIST 생명노화특성화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6월 29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