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해외시장 승부수
2월 실거래가제 재시행에 국내시장 위축 전망디지털타임스 남도영 입력2013.12.3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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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재시행을 앞둔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 약가인하 제도로 인해 올해 국내 제약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인 가운데, 제약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의 신제품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지난 2003년 LG생명과학의 신약 `팩티브’가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상업적 성과를 거둔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허가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이 가장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미국에서의 성공은 곧 전세계적인 의약품으로의 발돋움을 뜻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당히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산 개량신약으로는 최초로 `에소메졸’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포문을 연 한미약품은 이 제품을 미국에서 가장 먼저 상업적으로 성공한 국산 의약품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에소메졸은 미국 내 처방 1위 제품인 `넥시움’의 개량신약으로, 원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의 2년여간 특허소송 끝에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내년 5월까지 단독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만큼 올해 이 제품으로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신약 `테디졸리드’도 미국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트리어스테라퓨틱스에 기술 수출한 테디졸리드는 지난해 9월 FDA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연내 승인이 기대된다. 테디졸리드가 FDA 승인을 받으면 동아에스티는 연구 진행단계별로 기술료(마일스톤) 1700만달러를 받게 되며, 매년 2000만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익이 예상된다.
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와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LG생명과학은 1주일에 한번만 투여하는 인성장호르몬의 미국 FDA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세계 최초로 유럽 승인을 획득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FDA 허가를 위한 임상을 시작한 셀트리온,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인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 업체들의 도약도 기대된다.
미국 시장 외에 빠르게 성장하는 중남미, 중동 등 신흥국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해외업체를 인수하거나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제약사들은 정부의 해외진출 국가 협조 등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성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국내 최초의 당뇨치료 신약인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는 러시아, 중동, 인도, 아프리카에 이어 중국, 터키, 중남미 등 전 세계 104개국에 수출된다. 국내 15호 신약으로 누적 수출액 1억달러를 달성한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멕시코 등 중남미 수출에 이어 러시아, 중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최근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도 미국과 유럽에 이어 남미, 중동 등 세계 미용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 중이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제약산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어렵지만 제약업계가 나아가야 할 길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한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라며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케이팜(K-Pharm)’ 성공시대를 여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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