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 제어해, 알츠하이머 막는다
암 치료와 뇌 질환 메커니즘 단서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최명철 교수와 송채연 교수팀은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교와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세포분열과 세포간 물질수송에 열쇠가 되는 단백질 나노튜브의 자기조립 구조를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발견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IF=35.7)’ 19일 자에 게재됐다.
마이크로튜불(microtubule, 미세소관)은 사람의 몸속에서 세포분열·세포골격·세포간 물질수송 도구로 사용되는 튜브 형태의 단백질로 굵기가 2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암 치료 약물은 마이크로튜불의 형성을 교란해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작용 메커니즘이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세포간 물질수송을 담당하는 마이크로튜불의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신경세포에서의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 뇌질환이다.
연구팀은 싱크로트론 X선 산란장치(synchrotron x-ray scattering: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켜 강력한 X선을 발생시키는 장치)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단백질 나노튜브의 자기조립 구조를 서브나노미터(1나노미터 미만)의 정확도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분자 레벨에서 레고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것에 비유해 가로×세로×폭이 각각 4×5×8나노미터인 단백질 블록을 쌓아 올려 25나노미터 굵기의 튜브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레고 블록의 형태를 제어하는 분자스위치를 발견했다. 또한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는 전혀 새로운 크기와 형태의 단백질 튜브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최명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 치료와 뇌질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하는 작은 발걸음이며 앞으로 바이오 나노튜브를 이용한 공학적 응용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