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윤신영기자) 2018년 06월 22일 00:00
에리조나대 제공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벤 리드헤드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 유전학및게놈학과 교수팀은 사람에게 흔한 바이러스 중 하나인 ‘단순포진바이러스’의 일종인 HHV-6A와 HHV-7의 DNA와 RNA를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했다. 또 이 바이러스들이 치매 발병의 직접적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 결과는 뇌신경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22일자에 발표됐다.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피부나 입, 입술, 눈, 성기 등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을 만드는 바이러스다. 전염성이 높아 북미 지역 어린이 대부분(약 90%)의 혈액에서 한 종 이상을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가 뇌에 감염된 경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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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총책임자인 조엘 더들리 마운트시나이의대 교수는 “그동안 바이러스와 알츠하이머 사이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주로 상관관계만 밝히는 데 그쳤다”며 “하지만 우리는 게놈, 프로테옴(당백질체), 전사체, 조직 데이터 등 다양한 자료를 살피고 복잡한 통계 및 뇌 네트워크 분석 작업을 실시해 바이러스가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유전자와 직접 관련을 맺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1차적 원인인지는 모르지만,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도록 뇌 네트워크를 방해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는 흔히 노폐물 단백질이 꼽혀 왔다. 뇌세포 밖에 쌓이는 ‘아밀로이드베타’가 한동안 원인 물질로 꼽히다 최근에는 뇌세포 안에 쌓이는 ‘타우’ 단백질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연구에도 명확한 발병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은데다, 뚜렷한 치료제 개발로도 연결되지 않았다. 심지어 노폐물을 제거해도 증세 개선이 보이지 않는 등 치료제 개발의 진전이 더뎠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들 노폐물 단백질이 치매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나 증세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