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항생제 개발한 최우백 박사
(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 개발의 주역인 최우백 박사가 10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슈퍼박테리아 항생물질을 개발했다. 최 박사는 에모리대에서 에이즈 치료 성분 물질을 개발한 후 머크 제약사를 거쳐 1999년 ‘FOB SYNTHESIS’ 라는 신약개발회사를 세우고 슈퍼박테리아 정복에 매진해왔다. 사진은 최 박사가 근무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회사 연구실 모습. 2014.1.23 |
최우백 박사, 에이즈 치료제 ‘트루바다’ 이은 쾌거
(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에이즈 약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우백(57) 박사가 슈퍼박테리아 치료 분야에 신기원을 열었다.
신약개발업체인 ‘FOB Synthesis’의 CEO인 그는 여러 항생제(다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 중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그램음성(gram-negative) 세균에 우수한 항균력을 보이는 후보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 FSI-1671, FSI-1686)로,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클렙시엘라 뉴모니아’, ‘이콜라이’, ‘슈도모나스 에어로기노사’ 등 기존의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그램음성 세균에 의한 감염 치료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치료제이지만 지난 2000년대 후반 카바페넴에 대한 내성균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0년 인도, 영국, 일본 등에서 NMD-1(인도 뉴델리형) 내성균 출현이 잇따라 보고된 이후 전 세계 보건당국과 제약업계가 차세대 신약개발에 몰두해 왔다.
최 박사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거둔 성과”라며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많은 실험을 했는데 우리가 개발한 물질이 아주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병원 내 감염에 의한 폐렴과 요로감염, 피부감염 등에 효능을 보였다”며 “2차 세균감염으로 고통받는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세계 의약계에서 에이즈 치료와 예방에 새 장을 연 인물로 유명하다.
1988년부터 2년간 에모리대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에이즈 치료제 프로젝트를 맡아 항바이러스제인 ‘엠트리바’를 개발, 에이즈 치료제인 ‘트루바다’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트루바다는 2012년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을 막는 예방약으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트루바다 개발 후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로 옮겨 일하던 그는 슈퍼박테리아 퇴치를 새로운 목표로 정하고 2000년에 이수화학의 투자를 받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FOB Synthesis’를 창립했다.
신약 개발에는 최 박사 자신이 트루바다 개발로 받은 로열티를 재투자했다.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병을 고치겠다는 신념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법”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앞으로도 감염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신약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질병을 퇴치하겠다는 신념이 확고해야지 돈을 벌겠다는 마음이 앞서서는 안된다”며 “질병을 고치면 성공이 따라오는 법이고, 나 역시 그런 자세로 일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그는 동래고와 서울대 공업화학과(76학번)를 졸업한 뒤 도미, 앨라배마대에서 유기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장, 조명찬 전국립보건연구원장, 서유성 순천향대 서울병원장이 그의 동래고 동기다.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2014-01-23 14:00 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