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공방 1라운드…‘들뜬’ 한의계 ‘난감한’ 식약처

천연물신약 공방 1라운드…‘들뜬’ 한의계 ‘난감한’ 식약처

행정법원 “한의사 사용 제한 고시 무효”…식약처 대책마련 분주

기사입력시간 : 2014-01-10 07:46:43

한의사가 천연물신약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 ‘천연물의약품 관련 고시무효 확인소송’이 잘못됐다는 판결이 나오자 한의계가 한껏 고무됐다. 반면 해당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는 지난 9일 대한한의사협회와 김필건 회장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을 상대로 제기한 고시무효확인 소송에서, 식약처 고시가 한의사들의 천연물신약 개발 및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문제가 된 고시는 한약제 등의 품목허가 신고에 관한 규정을 다룬 식약처 고시 2012-22호로 여기선 천연물신약의 범위를 천연물제제로 정의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 등 한의계는 한약제제인 천연물신약은 의사들이 아닌 한의사들이 처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를 법원이 이번에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 것. 그러자 한의계는 “이례적인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의협 김지호 홍보이사는 “식약처의 고시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은 의미가 크다”며 “그 동안 천연물신약과 관련된 규정이 위법이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홍보이사는 “무효 소송을 통해 한약제제가 천연물신약으로 포장되는 사태를 막았지만 더 큰 의미를 거두려면 지금껏 잘못 추진됐던 제약정책까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의협은 이번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식약처와 제약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홍보이사는 “1심은 승소했지만 식약처의 항소에 대비해 2심, 3심까지 면밀히 준비할 계획”이라며 “1심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제약사에서 출시한 천연물신약 제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 판결은 좋았지만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고시무효 판결에 대해 식약처는 예민한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판결 보도가 나간 이후 여러차례 같은 전화를 받았는데,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받기 전까지 항소 등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정부부처가 위법한 고시를 집행했다고 인정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운 만큼, 항소가 예견된다. 한의협 및 제약업계에서도 식약처가 당연히 항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연물신약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온 식약처와 한의협의 싸움에서 한의협이 먼저 승기를 잡으며 앞으로 천연물신약을 둘러싼 논란의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한의협과 소송에 나선 한의사들은 레일라정 등 천연물신약이 한약제제의 원리와 성분으로 만들어졌는데 식약처가 천연물신약 명목으로 한의사의 개발 및 처방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지난 2012년 12월 12일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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