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과학이 만들어낸 거대한 혁명(상)
오토 한의 핵분열/ 유레카의 순간들(13)
유레카의 순간들
오토 한은 대단한 능력의 화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당대 최고의 화학자로 명성을 날린 프리츠 하버와 함께 독가스 무기를 개발해 1차 대전에서 처음으로 직접 사용한 과학자로 영국을 비롯해 연합국의 표적이 된 인물이기도 하다.
1차대전의 참혹상을 그린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는 전쟁영화를 보면 독가스로 살포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병사들의 고통스러운 장면들이 나온다. 물론 독가스 개발을 직접 지휘한 것은 천재 화학자 하버였지만 오토 한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버는 오토 한의 스승 뻘이다. 대전 후 막스플랑크협회로 이름이 바뀌면서 흡수통합 됐지만 두 사람은 당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빌헬름 화학연구소에서 동고동락을 한 처지다. 오토 한도 하버와 함께 독가스 무기를 등에 지고 전선으로 가 적진을 향해 마구 뿌려대기도 했다.
1930년대는 뉴턴의 고전역학이 그 힘을 잃고 소위 ‘거대과학’이 출현한 시기다.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이 등장하고 더불어 인류가 핵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일대 전기를 마련한 시기였다. 국가마다, 대학마다 명예를 짊어지고 핵 연구를 둘러싸고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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