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 10월호] <심층기획>
논문에서…내 이름이 사라졌다
과학동아 | 입력 2015년 09월 22일 15:18 | 최종편집 2015년 09월 24일 12:00
4년 걸려 논 문 세 편을 썼다. 교수는 믿음직한 얼굴로 “저널에 출판해주겠다”고 했다. 논문 하나는반토막 났 다. 교수의 제자가 공동 제1저자로 들어왔다. 논문 하나는 고스란히 뺏겼다. 교수의 친구가 제1 저자를 꿰찼다. 논문 하나는 산산조각 났다. 교수가 데이터를 쪼개 여러 논문에 흩뿌렸다.
“얘기하려고 했는데 연락이 안 돼서….”
교수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 익명으로 인터뷰한 B 박사의 사례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 논문으로 평가받고, 논문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이 논문의 주인이 뒤바뀌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힘 있는 사람이 논문을 빼앗아 자신의 것처럼 행세하고 다닌다. ‘설마’라고 하겠지만, 현실이다. 과학자로 살아가는 사람 대부분이 직접 겪거나, 옆에서 목격하는 일이다. 대다수 언론이 주목하지 않던 이런 현실을 파헤치기 위해 현장 연구자와 제보자 1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제보자 보호를 위해 일부는 익명으로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