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 테크페어’ 행사에서 김필한 KAIST 교수가 살아있는 쥐의 몸 속 세포를 실시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인트라바이탈 마이크로스코피’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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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대신 신약을 만드는 바리스타가 있다. 황병준 강원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바리스타(BARYSTA)’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단백질과 단백질의 결합을 대량으로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단백질 결합을 하나씩 분석해야 했지만, 바리스타는 효모를 이용한 측정 기술에 바코드를 융합해 수만 개 단백질 결합들을 동시에 측정하고 각 단백질마다 데이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결합을 빠르게 찾아내 약물표적 발굴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8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글로벌프론티어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이하 바이오콘) 테크페어’ 행사에서는 생명공학기술(BT)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였다.
실제 사람 몸속 환경과 가까운 3D 형태로 세포를 배양해 약물을 테스트하거나 작용 기전을 규명하는 ‘3D 세포배양 기반기술’이나, 살아있는 쥐 세포를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트라바이탈 마이크로스코피’, 진단 마커와 치료용 입자로 활용되는 ‘엑소좀’을 분리·분석하는 마이크로 칩인 ‘초정밀분리용 나노바이오 플랫폼’ 등은 실제 제품 또는 시제품으로 만들어져 앞으로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0년 출범한 바이오콘은 단순히 신약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깃 설정부터 후보물질 검색, 선도물질 발굴, 전임상 및 임상시험, 제품화까지 단선적으로 이뤄지던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통합한 연구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마치 유전을 개발하듯 ‘신약’이란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뽑아내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 지난 5년 간 1∼2단계 사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로 2개 기업이 창업했고, 2개 기업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9개 신약 파이프라인은 해외 펀딩과 기술 수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진행될 3단계 사업에서는 그동안 개발한 기술의 사업적 가치를 높이는 데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무대에서 기술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김성훈 바이오콘 단장은 “앞으로 연구단을 외부 지원 없이 연구할 수 있는 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연구단이 창출한 성과를 활용해 기업들을 만들어 이들이 창출한 이윤이 다시 연구에 재투자되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