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10년 이상 소요… 비용도 1조원 가까이 들어, 임상시험 3번 후 치료에 적용
얼마 전까지 열대야로 잠 못 자며 고생했는데 가을이 슬그머니 찾아왔어요. 계절이 바뀌는 이런 시기는 감기 환자가 많아진다고 해요. 여러분, 혹시 감기 등 병에 걸렸을 때 먹는 ‘약’에 대해 궁금하진 않은가요? 지금부터 약이란 무엇이며, 약의 종류 및 개발 등에 대해 알아볼게요.
‘약’에는 크게 양약과 한약이 있습니다. 약국에서 파는 약은 대부분 양약으로 몸에 특별한 작용을 하는 원료를 가지고 화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해 만들어집니다. 약국 진열장에는 다양한 종류의 약이 있어서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을 것 같지만 인간을 괴롭히는 병들은 새로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암과 같이 오래된 병임에도 여전히 고치기 어려운 질병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회사는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고 이를 치료에 이용하기까지 대략 10~15년이 소요됩니다. 또 평균 2000번의 실패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9000억~1조원 정도로 큰 비용이 든다고 해요.
제약회사의 오랜 연구개발 끝에 최초로 만들어진 약은 오리지널 합성신약이라 합니다. ‘진짜’라는 뜻의 영문 단어인 ‘original’을 붙여서 말이죠. 오리지널 신약은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특허 등록의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신약의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오리지널 약을 복제한 약이 생산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복제된 의약품을 제네릭(Generic)이라고 합니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질환이나 증상의 원인에 대해 탐색을 하고, 가능성 있는 물질을 찾기 위해 수천수만 가지의 화합물에 대한 조사와 시험을 하게 됩니다. 그 후 화합물을 사람의 몸에 최적화되도록 만들어 안전성 평가, 적절한 용량의 결정, 체내에서의 약물 반응 조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임상시험이라 합니다.
처음에는 100명 내외의 소규모 집단을 대상으로 약물을 시험하게 됩니다. 그 후에는 100~300명, 그리고 1000~3000명 등 점차 인원 수를 늘려서 규모가 큰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 및 부작용을 조사하게 되죠. 이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정부기관이 약물을 승인하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서 환자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개발된 약은 전 세계 인류의 질병 퇴치에 앞장서, 인간 수명을 연장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독일인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개발해 1899년부터 시판된 ‘아스피린’은 인류를 통증과 열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은 푸른곰팡이에서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해 인류가 오랜 세월 고통받았던 세균감염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었습니다.
또 1943년에는 셀먼 왁스먼에 의해 항생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이 발견돼 폐결핵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 등에서는 먹파리에 물리면 심한 가려움과 피부염을 일으키고, 결국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풍토병(회선사상충증)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이때 미국의 MSD 제약사가 1987년 ‘멕티잔’이라는 신약을 개발, 무상으로 기부하는 캠페인(연간 6000만명 이상)을 통해 이 풍토병을 거의 사라지게 했습니다.
현재 치료법이 없는 질병으로 알려진 파킨슨병, 치매와 같은 질병에 대한 신약도 연구 중으로, 이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날도 곧 왔으면 좋겠습니다.